시장에는 수많은 기업이 출현하고 사라진다. 특히, 스타트업이라고 하는 비즈니스는 언제나 실패 가능성이 따라붙는다. 오늘은 스타트업에 혁신적 비즈니스 방법론을 제시한 '린스타트업' 개념에 대해 알아보려고 한다. 창업을 하려는 사람에게나 개인적인 차원에서나 상당한 도움이 되는 개념이라고 생각한다.
1. 스타트업과 린스타트업
스타트업(Start up)은 통상 세상에 없던 새로운 비즈니스를 하는 기업을 가리킨다. 스타트업에 혁신의 영감을 불어넣은 개념 중 '린스타트업'이라는 것이 있다. 스스로 창업자로 출발한 에릭 리스(Eric Riss)가 쓴 책 "The Lean Startup: How Today's Entrepreneurs Use Continuous Innovation to Create Radically Succesful Businesses"에서 비롯된 개념이다. 린스타트업에서 '린(Lean)'은 원래 도요타 방식을 의미한다. '린 생산방식'에서 나온 것인데, 현장에서 배우고 낭비를 철저히 줄이는 시스템을 말한다. 이와 동일 선상에서 '린스타트업'은 고객으로부터 배우고 고객에게 이익을 제공하지 못하는 낭비 요소를 줄이는 창업방식을 말한다.
사실 '에릭 리스'는 '게리 블랭크'의 제자라고 할 수 있다. '고객 개발 모델'을 제안한 그 사람이다. 브랭크는 '그 상품을 필요로 하는 고객을 빨리 찾아내라'라고 했다. 에릭 리스는 더 나아가 '고객이 필요로 하는 실용 가능한 최소한의 기능을 갖춘 제품을 빠르게 만들어 검증하라'라고 제안한다. '실용 가능한 최소한의 기능을 갖춘 제품'을 'MVP(Minimum Viable Product)'라고 한다.
그러면, 린스타트업에 대해 제대로 다뤄보자. 린스타트업의 핵심을 구성하는 2가지 원칙과 각 원칙에 들어맞는 사례를 제시하려고 한다.
2. 린스타트업 사례
2.1. 린스타트업의 첫 번째 원칙과 자포스 사례
첫 번째 원칙은 '고객에게 배우면서 계속 개선해 나간다'는 것이다. 사례로 곧장 가보자. 온라인으로 신발을 판매하는 유명한 미국 기업이 있다. 바로 '자포스(Zappos)'다. 자포스는 1999년 창업했다. 당시에는 온라인으로 물건을 판다는 것이 익숙하지 않을 때였다. 더구나 신발은 직접 신어보고 사야 한다는 인식이 일반적이던 시절이다. 실제 신발이 온라인으로 팔릴지 조사를 통해서도 알 수 없는 노릇이었다. 자포스는 시장조사 같은 것으로 시간을 끄는 대신 간단한 MVP를 만들어 실제 시장에서 검증하는 방식을 택했다. 인근 신발가게에서 제품 사진을 찍고 며칠 만에 만든 인터넷 사이트에 제품 사진을 올려 주문을 받기 시작했다. 그랬더니 실제 주문이 들어왔다. 이들은 테스트 사이트를 운영하면서 가격에 따른 주문량 변동, 반품 대응법 등 실전 노하우들을 습득해 나갔다. 이런 식으로 운영한 결과 자포스는 급성장했고 급기야 아마존에 거액으로 인수되었다.
린스타트업은 이처럼 배움의 축적을 중시한다. 단순한 아이디어를 바탕으로 간단한 제품인 MVP를 고안하고, 고객의 반응 같은 데이터를 측정한 다음, 그 결과로부터 배움을 축적하여 피드백하는 사이클을 반복한다. 이때, 완벽을 추구하는 태도는 철저하게 배제해야 한다. 한 사이클에 너무 많은 시간을 쓰는 것은 낭비다. 실제로 자포스는 단순한 MVP를 바탕으로, 아주 기본적인 사이트를 만들고, 실제 신발을 팔아 데이터를 얻었다. 이런 하나의 사이클이 단 며칠 만에 이루어졌다. 린스타트업에서는 완벽이 중요한 것이 아니다. 사이클을 재빨리 반복하여 더 많이 배우는 것이 더 중요하다. 이런 방식은 초기의 낭비 요소를 최대한 억제할 수 있게 해 준다.
2.2. 린스타트업의 두 번째 원칙과 보티즌 사례
린스타트업의 두 번째 원칙은 '무언가 잘못됐을 때 빠른 전환을 시도하라'는 것이다. 스타트업에서 아이디어나 전략을 도출하는 것이 제일 중요하다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정작 가장 중요한 지루하고 반복적으로 사이클을 돌리는 것이다. 초기 아이디어와 전략은 전체 과정의 5퍼센트 정도에 지나지 않는다.
두 번째 원칙을 설명하기 위해 미국의 '보티즌(Votizen)' 예를 들어야겠다. 보티즌은 시민이 정치에 참여할 수 있는 인터넷 시스템이다. 초기 보티즌은 인터넷을 통해 유권자들을 연결하려고 시도했다. 그러나 전형 성과가 나지 않았다. 여러 시행착오를 겪은 뒤, 정치인에게 직접 의견을 전달하는 SNS 형태의 시스템으로 단순화시켰다. 결과적으로 가입자가 급증했으나, 문제는 수익모델이었다. 또다시 여러 시도 끝에 자신이 실현하고 싶은 정치운동에 찬동하는 동료를 모집하기 위해 메시지 당 20센트를 지불하는 방식으로 바꿨다. 이렇게 해서 수익모델 문제도 해결했고, 성공적인 시스템을 구축할 수 있었다.
보티즌의 성공 열쇠는 실패에 좌절하지 않고 전략을 계속 수정한 꾸준한 노력에 있다. 이런 식의 전략 수정을 책에서 '피벗(Pivot)'이라고 명명했다. 피벗은 업계에서 '방향을 바꾼다'는 의미로 널리 쓰이고 있다. 스타트업에서는 무엇보다 뭔가 잘못됐다고 감지되었을 때, 재빨리 고객의 관점에서 방향 전환을 하는 자세가 필요하다. 오늘날 실리콘밸리에서 가장 중요한 가치는 바로 고객의 관점에서 배움을 축적하는 개선의 힘이라고 할 수 있다. 실리콘밸리의 창업자들은 놀라운 아이디어는 5퍼센트에 불과하고, 나머지 95퍼센트는 소소한 개선 작업의 축적임을 알고 있는 사람들이다. 최첨단 사업일수록 고객의 관점에서 우직한 개선 활동을 하여 새로운 배움을 축적하는 것이 중요하다. 새로운 사업으로 성공하고 싶다면 고객이 필요로 하는 아주 단순한 제품(MVP)을 최대한 빨리 만들어 고객 관점으로 개선해 가는 린스타트업 방식을 따라야 할 것이다. 자신이 몸담고 있는 곳에서 그러한 방법론을 실천해 볼 필요가 있다.
'린스타트업' 개념을 사례를 중심으로 살펴봤다. 린스타트업의 정신에 입각해 재빠르게 핵심만 살펴본 것이다. 이제는 좀 이론적 뼈대로 세워 검토해 볼 차례다. 최대한 간단하게 정리하려고 한다.
3. 에릭 리스의 '린스타트업' : 이론적 설명
에릭 리스의 '린스타업'은 린 제조의 원리를 스타트업 경영에 접목한 비즈니스 전략이다. 핵심은 빠르게 반복하며 학습하는 과정을 통해 불확실성을 줄이고 성공 가능성을 높이는 데 있다.
3.1. 린스타트업의 기본 개념
- 린(Lean) : 낭비를 줄이고 효율성을 극대화하는 개념
- 스타트업(Startup) : 불확실성 속에서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을 만들어가는 기업
3.2. 린스타트업의 핵심 원칙
- 고객 중심 사고 : 고객의 니즈를 정확하게 파악하고 이를 충족하는 제품을 개발하는 데 초점
- 빌드-측정-학습 루프(Build-Measure-Learn Loop) : 빠르게 제품을 개발하고, 고객의 반응을 측정하며, 이를 바탕으로 개선해 나가는 반복적인 프로세스
- 최소 실행 가능 제품(Minimum Viable Product : MVP) : 완성도보다는 고객의 반응을 확인하는 데 필요한 최소한의 기능만을 갖춘 제품
- 실험과 검증 : 가설을 세우고, 실험을 통해 검증하며, 결과에 따라 방향을 조정하는 과학적 접근 방식
- 지속적인 혁신 : 고객의 피드백을 반영하여 지속적으로 제품을 개선하고 새로운 기능을 추가하는 과정
3.3. 린스타트업의 주요 도구
- 사업 모델 캔버스(Business Model Canvas) : 비즈니스 모델을 시각적으로 표현하고 분석하는 도구
- 고객 인터뷰 : 고객의 니즈와 요구를 직접 파악하는 방법
- A/B 테스트 : 두 가지 버전의 제품을 비교하여 고객 반응을 분석하는 방법
- 데이터 분석 : 고객 행동 및 제품 사용 데이터를 분석하여 개선 방향을 찾는 방법
3.4. 린스타트업의 장점
- 불확실성 감소 : 빠르게 반복하며 학습함으로써 비즈니스 실패 가능성 감소
- 자원 효율성 : 불필요한 낭비 줄이고 효율적인 자원 활용
- 고객만족도 향상 : 고객 니즈에 맞춘 제품 개발로 고객 만족도 증대
- 빠른 시장 진출 : 빠른 개발 및 출시를 통해 경쟁 우위 확보
지금까지 스타트업에 많은 영감과 실질적인 비즈니스 방법론을 제시했다고 평가받는 '린스타트업'에 대해서 살펴봤다. 린스타트업 개념이 단순히 도요타 생산방식에서 착안한 것에 지나지 않는다고 폄해할 수도 있지만, 스타트업만의 비즈니스 방법론을 제시했다는 면에서 충분히 평가받을 만하다고 하겠다. 더군다나 이미 느낀 사람도 있겠지만, 개인적으로 일을 하는 방식에도 적용할 수 있는 범용성을 갖고 있다. 대부분의 실패가 사실은 무언가를 시도하지 못하는 것이라는 점을 생각할 때, 우리에게 가르침을 주는 바가 크다. 너무 거창하게 생각할 것 없이 주변에서부터 린스타트업의 핵심 개념을 적용해 보자. 무언가 달라지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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